깨알 생각 1401

2021. 11. 17. 09:03단상

   齊物論 9

 

 모든 사물은 저것이 아닌 것이 없고, 이것이 아닌 것도 없다. 저것은 저것의 입장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것으로 알게 되면 곧 저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 또한 저것에서 비롯된다.” 이는 저것과 이것이 함께 생긴다는 말이다. 그러나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삶이 있다. 옳은 것이 있으면 옳지 않은 것이 있고, 옳지 않은 것이 있으면 옳은 것이 있다. 곧 옳음으로 말미암아 그릇됨이 있고, 그릇됨으로 말미암아 옳음이 있다. 그래서 聖人은 이런 것에 기대지 않고 자연을 중시한다. 이 또한 “옳음”을 쫓는 것이다. 이것은 곧 저것이며 저것 또한 이것이다. 저것도 하나의 시비是非이며, 이것 역시 또 다른 시비이다. 과연 저것과 이것은 존재하는가? 저것과 이것이 없는가? 저것과 이것의 상대적 개념이 없는 것을 일컬어 도추道樞라 한다. 중추中樞에 있어야 원圓의 한가운데 자리하면서 무궁한 변화에 응할 수 있다. 옳음도 무궁한 변화이며 그름도 무궁한 변화다. 그러므로 언제나 밝은 지혜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 만물제동의 이치가 제시되는 章이다. 논리가 현란한 것은 莊子가 당시 유행했던 궤변학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단 궤변학파는 단순히 흥미본위로 논리를 희롱했던데 비해 莊子는 이를 진리에 이르는 또 다른 방법과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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