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519
이 영옥(李永玉)
2017. 9. 6. 16:22
‘아름다움’이란 ‘알만하다’는 뜻이다. 오래되고 익숙해서 아주 잘 아는 것이 아름답다는 의미다. 그러나 요즘에는 새로운 것, 잘 모르는 것이 아름다움으로 간주되고 있다. 새롭지 않은 것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대인의 미학이다. 이 같은 아름다움에 헌신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오늘날의 상품미학에서는 상품이란 팔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품 광고의 내용이 약속하고 전달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와 유용성은 소비과정에 이르러서야 그 허구성이 드러난다. 그러나 상품의 실상과 허구가 밝혀질 즈음에는 다시 상품이 바뀐다. 결국 소비자는 상품의 질이 아니라 그 변화를 쫓아다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아름다움이 미美의 본령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 미의 본질이 되는 잘못된 지식과 의식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주류 문화가 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주변부의 종속문화가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