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660
이 영옥(李永玉)
2018. 4. 13. 13:28
자기를 잘 알지 못하면 참된 명상의 자리에 이를 수 없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생각, 기분, 말, 느낌과 같은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모두 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궁극의 자기, 몰아 속의 자아自我를 모두 안다는 것은 아니다. ‘자기’나 ‘자아’ 모두 자신의 ‘생각’ 안에 있기 때문이다. ‘생각’은 어떤 ‘조건화’에 대한 결과로써 오래되거나 혹은 가까운 기억의 반응이다. 따라서 철저한 자기인식의 끝에 이르는 명상이 아니면 오히려 자신을 기만하고 혼란스럽게 할뿐이다. 결국 "자기를 안다"는 것은 모든 기억의 다발로부터 비롯하는 ‘나’를 어떤 조건이나 선택에 의하지 않고 그저 자연스럽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어떤 전제나 해석도 없이 ‘나’를 의식하고 마음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이다. 언제나 ‘사실’과 ‘실제로 존재하는 것’, 곧 실존을 주시하고 깨달아야 한다. 특정한 생각이나 의견을 지닌 채 사실에 접근하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만다. 결국 어떤 배움도 깨달음도 불가능해진다. 티 없이 깨끗한 마음만이 우리를 올바른 배움과 참된 깨달음에 이르도록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