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670
이 영옥(李永玉)
2018. 4. 27. 07:42
종교나 신에 대한 믿음은 현실로부터의 도피처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것은 종교가 아니다. 온갖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부자들도 신神을 믿으며 우리도 신을 믿는다. 교활하고 잔인하며 의심과 질투, 속임수로 가득 찬 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연 신神을 만날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경전經典과 신神들의 다양한 표상을 수집한다고 해서 우리를 종교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종교는 매일 매일의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인식하는 것이다. 아무리 믿음이 강한 사람이라 해도 자신과 가족, 친지와 이웃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되고, 혼란에 사로잡힌 마음으로는 무엇을 해도 더 많은 혼란, 더 많은 문제, 더 많은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 멀고 가까운 모든 사람들과 맺은 관계의 실상을 외면하는 한 결코 신神을 발견할 수 없다. 믿음을 잃어버린 마음으로는 절대로 진실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