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生의 길목에서 - 우리 안에 본시부터 내재하는 권위와 본성
- 진실로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면 자신을 억압하고 있는 기존의 모든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해야만 한다.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고 거부하고 파괴하기 위해서는 아주 강한 힘이 필요하다. 강력한 힘을 모으려면 불필요한 갈등을 불식해야 한다.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힘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파괴는 곧 창조이며 새로운 시작이다. 따라서 모든 파괴는 완벽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파괴해야 할 대상이 구축한 모든 방어기제와 안전장치를 성공적으로 무력화시킬 때에만 너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네가 인정하고 동의하지 않는 어떤 권위와 힘도 너를 억압하거나 구속할 수 없을 때 너는 진정한 자유인이 된다.
- 권위를 부정하고 그 그늘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동시에 두려움을 떨쳐버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덕이나 윤리란 착한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무엇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답습하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덕德은 겸양처럼 매순간 독자적으로 존재한다. 겸양은 연마할 수 없다. 덕德은 어떤 권위나 두려움도 없는 본성의 발로다. 그러므로 사회적 윤리나 도덕은 덕德이 아니다. 덕德은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비윤리적이고 몰도덕적이다. 불필요한 경쟁, 야망, 탐욕을 용납하고 방조하기 때문이다. 덕德은 흔히 일반적인 도덕성을 초월한다. 덕德은 어떤 양식이나 형식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덕德을 품으려 한다면 모든 구상화된 권위를 타파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경험이나 자각과 같은 고유의 권위에 의존하거나 추종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덕德은 그 같은 지속적인 모방과 반복에 의해서는 구현되지 않는다. 겸양과 사랑은 본시 연마가 불가능한 것처럼 덕德 또한 연마할 수 없다. 덕德은 본시 우리 안에 우리의 본성과 함께 내재한다. 다만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자기 안의 덕德을 깨달은 사람은 다른 어느 것보다도 아름답다.
- 우리는 어려서부터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길들여져 왔다. 두려움에 굴복하는 사람은 낡은 정신의 소유자다. 낡은 정신은 모든 권위를 수용한다. 그리고 전통, 지식, 경험으로서의 권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안정을 찾게 하는 유력한 수단으로서의 권위 안에 머물거나 안주하려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권위는 우리 스스로 특별한 의미와 권능을 부여했기 때문에 존재한다. 낡은 정신과 관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권위를 타파하고 거부해야만 한다. 우리를 속박하고 정체케 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 남을 지배하거나, 남으로부터 지배당하려는 욕구의 뒤에 숨어있는 욕망과 충동의 실체를 알게 되면 자신을 억압하고 구속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진정한 자유를 획득하려면 어떤 권위든 그 전체과정을 인식하고 본질을 파악하며, 강력한 힘에 대한 욕망을 이해하고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포괄적인 의식과 예지,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인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유로울 수 있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