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770

이 영옥(李永玉) 2018. 9. 7. 08:24



  말 없는 생각이 가능한가? 우리가 생각을 할 때 머릿속에서 말들이 제멋대로 시끄럽게 떠들어대지 않으면 그것은 절대 생각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은 말 없는 행위, 어떤 상징도 없는 행위이므로 경계가 없다. 경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말이기 때문이다. 모든 말은 의미의 제한과 경계를 낳는다. 그렇지만 말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마음에는 제한이 없다. 경계가 없는 까닭에 걸림도 없다. 사랑이라는 말이 우리 마음에 무엇을 불러일으키는지 아는가? 누구든 사랑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그 말을 듣는 누구라도 미소를 짓고 자리에서 일어나 어떤 식으로든 특정한 느낌을 갖기 시작한다. 이렇듯 사랑이라는 말은 온갖 종류의 생각을 일깨우고, 그것이 무엇이든 육체적인 것이나 영적인 것, 세속적이거나 온전한 것에 이르기까지 온갖 형상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바로 사랑의 본질이다.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사랑이라는 말과 그 말의 의미로부터 우리의 마음이 충분히 자유로워져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