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797

이 영옥(李永玉) 2018. 10. 23. 11:02




  진리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진리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과 사실 사이에 놓여 있는 다양한 비사실적인 것들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재산, 아내, 인간, 자연 같은 것들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는다. 이 관계의 참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혼돈을 피할 수 없다. 아내를 지배하거나 아내에게 지배당하는 한, 소유하거나 소유당하는 한, 사랑은 절대로 알 수 없다. 무엇이든 억압하고 대체하는 한, 야망에 불타는 한, 절대 진리는 알 수 없다. 특별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애쓰지 않는 자, 투쟁하지 않는 자만이 진리를 알 수 있다. 진리는 지속적인 것이 아니므로 그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진리는 오로지 순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 또한 진리는 언제나 새로우므로 당연히 시간을 초월한다. 어제는 진리였던 것이 오늘은 진리가 아니고, 오늘의 진리가 반드시 내일의 진리도 될 수 없다. 진리는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리라고 부르는 경험이 지속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의 바램일 뿐이며 그런 바램을 지니고 있는 한 결코 진리는 알 수 없다. 진리는 언제나 새로운 것이므로 똑같은 미소도 새로운 눈으로 보고, 똑같은 사람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언제나 자신의 삶과 새로이 마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