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806

이 영옥(李永玉) 2018. 11. 6. 08:30




  시간은 생각이고 생각은 기억의 과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억의 과정을 통해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시간을 설정하고 삶의 방식과 양태를 결정한다. 시간에 의해 우리의 삶이 연이어지면서 하나의 삶이 변화된 또 다른 삶으로 인도되고 그 삶이 다시 지속된다. 그러므로 시간을 우리 삶의 수단으로 삼으면 우리의 삶은 영원히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그 순간부터 우리는 시간을 초월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두려움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이때의 시간은 단순한 연대기적 시간이 아니라 심리적인 내면의 시간이다. 시간은 생각이고 생각은 두려움을 야기하는 까닭에 시간이 곧 두려움이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이해하고 극복하려면 경과된 시간이나 사이로서의 시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어제의 기억을 통해 오늘에 적응함으로써 내일을 조건 짓는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구분한 단편적인 시간이 아니라, 우리 삶을 지탱하는 총합으로서의 시간을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시간과 두려움의 거대한 소용돌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