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살아 있어 아름다운 것들을 위하여 - 우리 앞의 고난, 그리고 고통

이 영옥(李永玉) 2010. 6. 1. 19:08

 

지금 너를 괴롭히는 것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현듯 사라고 말 것들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기억의 장막 너머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 부질없음과 허망함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것들에 속박당한 채 괴로워하는 어리석은 짓을 계속할 것인가?

 

 -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늘 번갈아온다. 끝없이 지속되는 일은 없다. 능선을 지나면 계곡이 나타나듯 기쁨과 슬픔도 서로 교차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일이란 없다.

 

 -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올바른 마음가짐만 잃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은 만나지 않게 된다.

 

 - 네가 지금 처한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위급하더라도 절망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은 어떻게든 지나가고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 고통을 우회해서 얻는 것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그 같은 편법에 의지하지 않고 현실의 고통과 맞서서 이겨내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참된 삶의 모습이다.

 

 - 어떤 힘든 상황이 닥친다 해도 미리 겁먹거나 제풀에 지쳐 포기하지 말라. 어떤 난관과 장애라 해도 반드시 사라지거나 떠나거나 없어지기 마련이니까.

 

 -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경우 그 문제로부터 벗어나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다시 살펴보면 의외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적 사안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도 그래서 전해진다.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은 기쁨이다. 어둠이 온전한 빛의 또 다른 모습이듯 고통 안에는 반드시 기쁨의 씨앗이 존재한다.

 

 - 아무 일도 없는 것은 불편함이고 불편은 곧 고통이고 불행이다. 그러나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있게 한다. 살아가는 것이 불편한 일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일에 다름 아닌 까닭에….

 

 - 정말 소중한 것은 쉽게 잃어버린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어떻게든 지나가고 해결되기 마련이다. 네가 지닌 모든 경험은 불확실하다. 지금 네 앞에 전개된 상황은 이전에 네가 접한 상황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단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너는 선택해야 한다. 지금 이 세상은 네가 아직 사는 곳이고 앞으로도 여전히 살아가야 할 곳이므로…

 

 - 우리는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참된 감정들을 마주하기를 꺼린다. 고통스런 감정을 마주할 때는 특히 그렇다. 그러나 아무리 깊은 슬픔과 고통이라 해도 그것이 끝나는 순간까지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 부인하고 억누를수록 고통과 슬픔은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변화는 항상 가능하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지극한 슬픔, 절절한 고통일수록 더욱 잘 잊혀 진다. 우리는 여전히 살아남아야 하므로….

 

 - 모든 고통은 매우 주관적이다. 고통은 대개 체념과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고통은 늘 강한 분노에 에워싸인다. 고통이 심할수록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어떤 극심한 고통도 너를 잠시 옥죄이는 단순한 힘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게 될 것이다.

 

 - 우리는 고통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면서도 때로는 그 고통에 집착하기도 한다. 고통이 뜻밖의 부수적인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고통은 자신이 남으로부터 주목받고, 관심의 한 가운데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또한 고통은 스스로를 돌보아야 할 필요를 소멸시키고, 구태여 어려움이나 위기와 맞서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를 설득한다. 때로는 편안하거나 비굴해질 것을 종용한다.

 

 - 자신과 언제나 함께 하던 것들과 분리되었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고통은 시작된다. 그러나 분리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의 인식 속에서만 살아있는 착각이고 환상일 뿐이다. 사실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근저에는 전혀 다른 것이 존재한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그 같은 마음이 되었을 때, 비로소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찾을 수 있다.

 

 -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 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도움을 구하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어떤 급박한 순간에도 고통이나 슬픔은 완화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짐이라 여기지 말라. 너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누가 너를 귀하게 대접하겠는가?

 

 - 슬픔은 비통한 감정이다. 누구나 힘들게 한다. 소중한 사람은 우리 가슴 속으로 들어와 우리의 일부인 양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들이 맞는 위기나 아픔을 보고도 무감각한 것처럼 애써 위장하려고 한다. 비탄은 비통과 달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서 중의 하나다. 우리에게 비탄의 고통이 필요한 이유는 그 시간이 지나면 가장 순수한 감각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과 죽음으로 겪는 고통은 더 이상의 분노를 용납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를 고통의 빛 한 가운데로 이끌어 낸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를 고통으로 정화시킨다.

 

 

 - 상실의 고통은 그 아픔 뒤에 어느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수반한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허상이다. 네가 어떤 고통을 겪었는 지와 상관없이 너는 완전한 존재다. 네 마음의 틈새와 구석구석 까지 네가 사랑하는 것들로 가득 차있기만 한다면….

 

 - 고통이 초래하는 것들 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바로 완전한 고립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 단절감 때문에 고통을 두려워한다. 외로움은 어떤 경우에도 느낄 수 있다. 본질적으로 너는 다른 누구와도 엄밀하게 괴리된 개체이다. 어느 누구도 너를 대신할 수 없다. 피를 나눈 혈육도 마찬가지다. 너는 본시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행동해야 하는 절대적 존재다.

 

 - 고통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세 개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네가 현재라는 시간에 몰입하게 되면 과거나 미래는 의미를 상실한다.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에 충실한 까닭이다. 고통을 기억하고 상처를 잊지 못하는 것은 분노 때문이다. 쾌락에 탐닉하는 것은 집착 때문이다. 과거는 단지 네가 꾼 꿈이고 미래는 네가 이룰지 모르는 가능성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한 현 존재로서의 너를 믿어라.

 

 - 어려움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연이어서 나타난다. 고난은 한번 겪었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한 고비를 마무리할 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어려울수록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계절이 반복되듯 인간의 화禍와 복福도 되풀이 된다.

 

 - 모든 고통의 근원은 바로 자기 욕망에 대한 집착이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데 대한 갈증이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타는 목마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