移 監

이 영옥(李永玉) 2010. 7. 3. 08:54

 

    移    監

 

머무는 곳이 다르다고

지나는 세월까지 달라지리.

 

아득한 산마루

능선 저켠 작은 房에선

지금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겐지

어떤 사람이

무슨 말잔치를 벌리는지

 

궁금해도 되새겨도

끝내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

아무리 일깨워도 꿈적 않더니

오늘은 또 어느 곳 휘돌아

사라지느냐

 

스치듯 지나는 사람

누구나 가슴에 묻은 절절한 사연

한가닥 애절함

구구한 사정까지

어찌 모두 헤아릴 수 있을까만

너무 많은 금기

어쩌란 말이냐

 

아무리 마음 다잡아도 참아내기 힘든 날

꼭 그런 날만 골라 하늘을 보면

끝없이 푸르고 맑은 얼굴

파리한 입술로 말하지

「그래도 당신으로 하여금

 내일을 준비케 하는 걸 고맙고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 기다림은 소중한 것

두고 온 고향집엔

아내가 아이가 고즈너기 마주앉아

빈 어둠 지키며

여전히 사랑하리.

 

매우 사랑하고 그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