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옥(李永玉) 2010. 8. 22. 10:16

 

 

        <개>

 

골목에서 개를 만나면

뭉청 썩은 간이

아침이 내려앉는다.

 

개는 사람처럼 웃으며

무심히 스쳐지나는데

나는 개처럼 골목을 누비며

마구 짖는다.

 

허망하게 썩어 무너지는

세상이 보고 싶어서

악문 잇새로

발기발기 찢어진 세상이

보고 싶어서

 

아침마다

골목을 내닫는다

누구라도 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