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나라가 나라다워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 7

이 영옥(李永玉) 2021. 3. 23. 07:16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며 3당 합당에 동참한 김영삼은 이후 치열한 권력투쟁 끝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한다. 문민정부를 표방한 그는 제2의 숙군이라는 하나회 척결을 시작으로 전두환 노태우 전직대통령의 사법처리, 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등록제 실시, 부가가치세 도입, 도농 통합과 지방자치제의 전격 시행을 통해 집권초기 93%라는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으나 준비되지 않은 자본시장 개방으로 금융위기를 초래 IMF사태를 맞아야 했다. 경제파탄의 책임은 경제 관료들이 져야 마땅했지만 그는 모든 비난을 감수했다. 문민통치를 확립하고 군부의 정치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매몰되어 있던 음습한 우리 사회를 보다 투명하게 만들어 이 나라를 비로소 현대국가로 등업 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업적은 더없이 축소되거나 간과되었다. 그는 거지보다 더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으나 먹고 사는 일에는 거지보다 더 무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