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나라가 나라다워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 21
이 영옥(李永玉)
2021. 4. 20. 08:41
1998년 우리 경제를 강타한 IMF 사태도 비슷한 맥락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저금리의 단기차입금을 도입해 고금리의 장기차관을 제공한 우리 금융기관의 무지와 어리석음이 바로 그 끔찍한 고통과 혼란을 초래한 주범이었다. 금융자본의 끝없는 탐욕과 방종,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경제위기와 불황의 실체다.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과잉축적 된 자본의 종국적 폐해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생성하고 구축한 경제적 질서를 단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우리가 맹신해온 성장의 논리와 신화는 그 자체부터가 반 자연적이다. 그 체제 안에서는 인간이 세계는 물론, 경제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절대로 자연과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자연을 절대로 침탈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될 생기生氣의 장場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필요 이상의 자기 확대와 이상 증식이 특정한 부분의 불균형과 부조화를 초래함으로써 다른 모든 것들과의 선先 순환적 생성관계를 파괴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연이 구축한 질서다. 우리가 자연을 존중하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금융기관은 거지보다 더 무식하고 어리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