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302

이 영옥(李永玉) 2021. 6. 21. 07:54

 누구는 우리더러 물처럼 살라 했네. 물은 그 본성이 한없이 유연해 늘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앞이 막히면 넘거나 돌아가고 급하면 굽이치며 만장단애를 만나도 겁내지 않고 과감하게 날아 내리기도 하면서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채우며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 끝내 망망한 대해에 이르네. 바다에 이른 물은 묵묵히 무엇이라도 품에 싸안아 갈러내는 어머니처럼 자애롭지만 천리에 어긋나는 일에는 분연히 떨쳐 일어나 거센 풍랑과 폭풍이 되어 세상의 상리를 모두 쓸어버리네. 한 곳에 고여 있거나 흐름을 멈춘 물은 이미 물이 아니네. 자네는 물론 우리 모두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새 흐름을 만들기 위해 아주 잠깐 쉬고 있는 것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