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322

이 영옥(李永玉) 2021. 7. 21. 07:44

   異  俗

 

  학문을 버리면 걱정이 없어진다. “네”하는 대답과 “어”하는 대답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善과 惡은 그 차이가 얼마나 되는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 한다면 복잡한 걱정을 하지 않는 날이 없을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즐기지 않는 음식상이나 화창한 봄에 누대樓臺에 오른 심경과 같을 터이다. 그러나 우리는 홀로 無爲함으로써 기쁘거나 슬픈 기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웃을 줄도 모르는 갓난아이처럼 매인 데가 없어 돌아갈 곳이 없는 경우와 같고 의욕이 넘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어리석고 멍청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사리事理에 밝지만 나만 홀로 세상일에 어두운 것 같기도 하리라. 그들은 매사에 분명하지만 나는 흐릿하지만 담담하기가 바다와 같고 바람이 끊임없이 살랑거리듯 멈추는 곳이 없다. 그들은 모두 일하는 목적이 있지만 나만 홀로 어리석고 천한 존재로 생각기도 한다. 그들과 달리 나만 홀로 우리가 먹고 사는 일의 근원인 자연自然을 귀중하게 여기는 까닭이다.

 

  ※ 道를 터득한 사람이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묘사하고 있다. 똑똑한 척 하며 큰일을 벌이는 사람들이 기실은 인간의 본성을 그르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바보인 듯, 멍청한 듯, 아무 일도 안하는 듯 하면서도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道에 걸맞는 생활태도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