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384

이 영옥(李永玉) 2021. 10. 25. 08:23

    逍遙遊  2

 

 아지랑이와 먼지는 여러 살아있는 것들이 내뿜는 숨결이다. 하늘이 저렇게 푸르기만 한 것은 하늘이 본래 지니고 있는 빛깔인가? 아니면 가없이 먼 까닭으로 저렇게 보이는 것인가? 저 곳에서 지상을 내려다보아도 역시 푸르게만 보일 것이다.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다. 뜰 안의 패인 곳에 한 잔의 물을 부으면 지푸라기는 뜨겠지만 그 곳에 잔을 놓으면 땅에 닿고 말 것이다. 물은 얕고 잔은 크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바람의 부피가 크지 않으면 붕鵬의 큰 날개를 지탱할 수 없다. 그러기에 9만 리 높은 하늘까지 날아올라야 비로소 그 날개를 떠받칠 바람이 밑에 생기는 것이다. 그런 뒤에야 바람을 타고 등에 창공을 업고 아무 거리낌 없이 남쪽을 향해 날알갈 수가 있는 것이다.

 

 ※ 莊子의 만물제동萬物齊同, 즉 깨달음을 얻고 보면 세상 모든 것이 다르지 않고 같다는 사상이 잘 드러나 있는 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