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399

이 영옥(李永玉) 2021. 11. 15. 08:28

   齊物論

 

 사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마음에 따라 그를 스승으로 삼는다면 누구나 자기 스승을 갖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찌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스승으로 삼는 자만이 반드시 스승을 가질 수 있다 할 것인가? 어리석은 사람에게도 스승은 있다. 그런데 마음으로 스승을 삼지도 않고서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그것은 오늘 월越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이미 그곳에 도착했다는 것이나 같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한다면 비록 신령스러운 우禹임금이라 하더라도 역시 알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나 또한 그것을 어찌하랴?

 

 ※ 만물제동의 이치를 설명하기에 앞서 莊子는 그것이 상식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마음인 成心마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본시 성심은 지혜롭거나 어리석다는 구별이 없으나 우리의 인식과정에서 사물과 대립되는 앎으로 변질되므로 그것을 특히 경계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