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413

이 영옥(李永玉) 2021. 12. 3. 08:00

齊物論 21

 

설결齧缺이 또 물었다.

“선생께서는 이해利害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하시는데, 그러면 지인至 人은 본래 이해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까?”

왕예王倪가 말했다.

“지인은 신묘한 것이다. 큰 연못을 말릴 뜨거운 불이라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고, 황하黃河나 한수漢水의 물을 얼어붙게 하는 추위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으며, 사나운 우뢰雨雷가 산을 쪼개고 바람이 바다를 뒤 흔든다 해도 놀라는 일이 없다. 그런 사람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에 올 라앉아 이 세상 밖을 노닌다. 죽음과 삶도 그에게 변화를 줄 수 없는데 하물며 이해利害 따위가 어떠하겠는가?”

 

 ※ 설결齧缺과 왕예王倪는 장자莊子가 창조한 허구의 인물로 사람이 사는 거처나 음식에 대한 맛, 색깔과 기호가 저마다 다르듯 시비是非나 인의仁義도 사람마다 달라 어느 것이 옳다고 단정할 수 없고, 무엇을 단정한다는 것은 곧 분쟁을 야기할 뿐이므로 지인至人은 無心과 절대의 경지에서 노닐며 시비是非와 이해利害를 초월한 세계에서 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