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옥(李永玉)
2022. 1. 25. 08:34
德充符 3
신도가申徒嘉는 다리가 잘리는 형刑을 받은 사람으로 정鄭나라의 재상 자산子産과 함께 백혼무인伯昏無人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다. 어느 날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가 남아 있게.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있을 테니,”
그 다음날 다시 어느 집에서 만나 한자리에 앉았다. 자산이 또 신도가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는 남아있게.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있을 테니. 지금 내가 나가려는데 자네는 남아 있어 주겠나? 못하겠나? 또한 자네는 재상을 보고도 길을 비키지 않는데 자네는 재상과 신분이 같다는 건가?”
신도가가 말했다.
“선생님의 문하에 본래 그 같은 재상이라는 것이 있었던가? 자네는 자네가 재상이라는 것을 즐기며 남을 업신여기고 있네. 거울이 맑은 것은 먼지와 때가 묻지 않았기 때문이고, 먼지와 때가 묻으면 흐려진다고 했네. 오랫동안 현인賢人과 함께 있으면 잘못이 없어진다고 했네. 자네가 지금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선생님일 텐데 그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 잘못된 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