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 람
이 영옥(李永玉)
2011. 6. 20. 23:51
찢기워도 찢기워도
방문만 훑고 마는
연두 꽃
바람은 한 아름 사금파리
잠시 대수풀을 긴다.
지난밤 꿈엔
세상천지 잠만 사위다
어디 걷어 내릴 별빛도 없어
혼자 자울더니
파르르
진저리치는 꽃잎 밟으며
이제는 더 일굴 땅 한자락
꽃밭도 없어
진종일 연두꽃만 사룬다.
더는 찢어볼 꽃잎도
굽어볼 비밀도 없으면서
바람은 저 혼자서
뛰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