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472

이 영옥(李永玉) 2022. 3. 10. 10:55

   大宗師 17

 

 안회顔回가 말했다.

 “저는 더해진 바가 있었습니다.”

 孔子가 물었다.

 “무슨 말이냐?”

 “저는 인의人義를 잊었습니다.”

 “괜찮기는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후일 공자를 다시 만난 안회가 말했다.

 “저는 더해진 바가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저는 예악禮樂을 잊었습니다.”

 “괜찮기는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

 뒷날 공자를 다시 만난 안회가 말했다.

 “저는 더해진 바가 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저는 좌망坐忘하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놀라 물었다.

 “좌망이란 무엇을 말하느냐?”

 안회가 대답했다.

 “손발이나 신체를 잊어버리고, 귀와 눈을 물리쳐 형체를 떠나고, 지각을 버려 대도大道에 동화同化하는 것, 이것을 좌망이라고 합니다.”

 공자가 말했다.

 “하나가 되면 좋고 싫은 것이 없어지고, 변화化하면 집착이 없어진다. 너는 과연 현명하구나. 나도 너의 뒤를 따라야겠다.”

 

 ※ 坐忘은 좌선坐禪과 비슷한 것이나 莊子는 무위자연無爲自然에 이르는 수행법에 관해 말하지 않았다. 수행修行이나 정진精進은 부자연스러운 인위人爲로 여겨 오히려 배척했다. 따라서 坐忘 또한 일체의 차별을 망각하게 되는 경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