深 山 別 曲

이 영옥(李永玉) 2012. 5. 3. 00:35

 

깊은 산 더 깊은 골

산신령네 옆 동네엔

심을 보고 심을 캐는

심마니가 산다.

 

밥도 하고 나무하고 짐도 지고

온갖 허드렛일 하면서

심 보는 법 배웠지

 

심마니는 누구라도 될 수 있지만

심은 아무나 볼 수 없어

십 년을 하루같이 발품 팔아도

심 못 본 심마니가 수두룩하다.

 

神堂에 정성드리고

개고기는 물론 죽은 짐승

산모며 상갓집 모두 가려

몸 마음 정갈하게 건사해도

당최 심은 볼 수가 없다.

 

「심은 내가 깔고 있어도 안 보이고

 내가 밟고 있어도 안 보이는 벱이여!」

 

하늘 땅 해와 달의 정기

음택에만 모이는 산천의 기운이

한데 어우러져 百年을 자고

다른 百年을 깨어 자라서

 

三代나 五代 일월성진

六合을 이루어

모자람은 더하고

넘침은 덜어내니

이를 일러 Adaptogen(적응소)라 하더라

모자람도 넘침도 모두 하나니

세상에 다시없을 넉넉함이라

 

노두가 장뼘하나에

약통이 아이 손목만은 하니

영낙없는 六口天種 아니런가

조상님 음덕에 山神이 돌본 게지

風水로 쳐도 臥虎藏龍 金環落地요

今時發福之地리니

三生의 福緣이라.

 

산신령 네 옆 동네엔

세상의 모든 심마니 모여

밤낮없이 살피고 헤집고

들쑤시지만

百年을 자고 다시 百年을 깨어 사는

天種 심들이

아직도 지천으로 숨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