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 生의 길목에서 - 모든 생각은 대체로 편협하다

이 영옥(李永玉) 2012. 5. 19. 05:46

 

  - 우리의 생각이 언제나 조건화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조건화는 절대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인정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무엇에든 예속된 채로 살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런 제한, 이런 조건화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때부터 우리는 생각의 전 과정을 깊이 탐구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조건화되었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조건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깊이 생각하면서 분석해야한다고 믿는다면 이것은 너무 순진한 태도다. 생각이나 분석 또한 우리가 지니고 있는 배경이나 조건의 결과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미 이루어진 조건화를 극복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생각들까지도 이런 조건화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문제에 당면하더라도 성급하게 그 해결책이나 정답을 찾으려하지 말고 먼저 그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이미 일정하게 조건화되어 있으므로 이런 조건화를 이해하려는 생각 자체가 다분히 편파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을 통해서는 완전한 이해에 이를 수 없다. 생각의 전 과정을 완전하게 이해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생각이 언제나 마음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마음은 이성적인 생각이든 비이성적인 생각이든 결국 생각의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은 대체로 늘 편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