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 生의 길목에서 - 자유란 그 이름처럼 고귀하고 아름다운 조건화가 아니다

이 영옥(李永玉) 2012. 5. 22. 07:16

 

 - 자신을 제한하는 조건화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 또 다른 형태의 조건화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나 그 사회의 패턴을 충분히 인식하고 나면 반드시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런 욕구가 우리의 마음을 또 다른 방식으로 조건 짓기 마련이다. 과거의 패턴은 우리에게 모든 권위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고 우리는 그와는 다른 새로운 패턴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 새로운 패턴은 우리에게 무엇에도 쉽사리 순응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이로 인해 서로 모순과 갈등을 일으키는 두 개의 패턴을 갖게 된다. 이런 내적 모순이 존재하는 한 또 다른 조건화가 이루어진다. 우리 안에는 무엇에 순응하게 하는 충동이 있지만 무엇으로부터 든 자유로워지고 싶은 충동도 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매우 유사한 충동이다. 정말 이 둘이 서로 유사한 충동에 틀림없다면, 자유를 향한 우리의 소망과 추구는 한 순간의 헛된 욕망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자유로워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기실 하나의 패턴에서 다른 패턴으로 연이어 전이될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더 고귀하거나 아름다운 조건화는 어디에도 없으며, 우리가 진정 주시해야할 것은 무언가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고자 하는 부질없는 욕망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