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生의 길목에서 - 모든 인식은 즉각적이다
- 사람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다. 어떤 사안을 보고 거짓인지 진실인지를 즉각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 가운데의 핵심은 진실과 거짓을 한 눈에 알아차린다는 일이다. 약삭빠름, 지식, 약속을 토대로 논리적인 생각을 전개해서 얻어내는 결론은 결코 그 대상의 핵심이 아니다. 우리가 무엇에도 속할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진실을 즉각 파악해야할 경우가 있다. 그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인식이다. 어떤 분석이나 논리적인 추론 없이 어떤 진실을 즉각 파악하는 것이 인식이다. 이런 인식은 우리가 아주 편리하고 그럴싸하게 사용하는 말인 직관과는 다르다. 우리에게는 이런 즉각적인 인식이 필요할 뿐 논리적인 추론이나 계산, 분석을 통한 귀납적 결론은 소용없다.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대상을 분석하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예리하고 훌륭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논리적인 추론과 분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진실을 인식할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진솔하고 원활한 소통을 하게 되면, 자신이 왜 무엇인가에 소속되어야 하는지, 그것이 왜 자신을 구속하는지 분명히 알게 된다.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런 구속이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자유를 유린해서 결국 자신을 억압하고 속박하는지 낱낱이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즉각 인식할 때 비로소 자신이 자유로워진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굳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인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