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16

이 영옥(李永玉) 2012. 7. 4. 11:53

 세일아! 우리가 평소에 하는 생각은 거의가 매우 막연하다. 흔히 언어적이고 단선적이다. 더구나 언어적 현실보다는 이미지의 현실 쪽이 그 내용이 훨씬 풍부하다.

 

 우리가 말하는 초월적 존재란 언어적으로는 자연계 너머, 혹은 자연계 밖에 있는 존재를 뜻한다. 그러나 이런 언어적 의미는 지나치게 유물론적이다. 어떤 힘도 행사하지 않으면서 그러나 모든 것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지향하도록 하는 존재라고 설명할 때의 초월자는 모든 개념을 뛰어넘는 者라는 의미로서, 이때의 초월자는 이미지로서의 존재다.

 

 우리의 경험은 일정한 공간 안에서 일정한 시간대에 생성된다. 시간과 공간은 우리의 경험을 일정하게 한정하는 감각능력을 형성한다. 그럴 경우 우리의 감각은 시공의 場에 갇히고, 우리의 마음은 생각의 범주라는 틀 안에 갇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려고 하는 궁극적인 존재는 갇혀있지 않다. 우리가 생각을 통해서 그것을 가둘 뿐이다. 진정한 초월자는 사유의 모든 범주를 초월한다.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일종의 카테고리다. 神 또한 사유 안에 존재한다. 결국 神마저도 우리에게는 일종의 은유다. 현세적 메타포다. 이 같은 사실을 알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세일아! 잊지 말아라. 초월적 존재, 초월자, 神까지도 모두 우리의 바램이나 꿈, 희망과 비원의 또 다른 상징이며 은유라는 사실을…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