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56

이 영옥(李永玉) 2012. 8. 18. 10:06

세일아!

우리의 마음은 너무 사납고 제멋대로인 까닭에 적절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자신의 생각과 욕망을 조절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는 욕심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보다는 분방하고 자유로운 네 생각의 흐름을 제어하도록 해라. 분류하는 생각의 흐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과도한 집착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하고, 이것이야말로 온갖 부적절한 생각의 끈과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첩경이고 나아가 마음의 평정까지도 이룰 수 있을 테니까.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충일케 하는 지름길이다. 설령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소중한 것을 잃는다 해도 그 때문에 좌절하거나 절망해서는 안 된다. 삶을 향한 최소한의 사랑까지도 버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잃기 이전의 마음자리를 지켜내기만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네가 잃은 것들을 되찾게 될 테니 말이다.

 

 바람이 산을 흔들 수 없듯이 슬기로운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는다. 어떤 슬픔과 기쁨, 고통과 절망, 행복이나 불행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연한 마음으로 원래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의연하게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을 우리는 현자賢者라고 부른다. 우리를 우리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와 명성, 권력이나 생명이 아니라 바로 그런 것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다.

 

 정확하고 올바른 지식만이 너를 조화롭고 균형감각을 지닌 사람일 수 있게 한다. 부정확한 정보와 지식은 근거 없는 추측과 억측을 유발하고, 오해와 갈등을 증폭시켜 너를 최악의 상황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언제나 세상을 바로 보도록 해라. 그것이야말로 너를 지키는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다.

 

수락산 밑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