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사람 사는 세상의 참살이와 모듬살이 - 8
이 영옥(李永玉)
2012. 9. 28. 09:02
- 사람을 대할 때 겉으로 나타난 모양새만 보고 그 사람됨을 판단하면 안 된다. 겉모양은 얼마든지 제 마음대로 꾸며내 보는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있으니 정말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은 그 사람의 마음자리와 마음가짐이다. 이 둘이 모두 올곧으면 그 겉이야 어떻든 사람노릇을 제대로 할 것이니 서로 교유하고 관계를 맺음에 있어 거리낄 것이 없다.
- 이미 주어진 길을 버리거나 잘 가꾸고 손질한 길을 훼손하는 자는 정작 제가 필요할 때는 그 길을 갈 수 없을 것이다. 무릇 사람마다 스스로 마련하고 선택하여 반드시 가야할 길이 있으니 그를 존중하고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들 또한 너를 인정하고 네가 걷는 너의 길을 즐겨 따라 가보기도 할 것이니 사해동도四海同道라는 말이 어찌 한낱 말로만 그치겠는가?
- 남의 것을 훔치는 도적이라 해도 제 안위와 이익을 먼저 구하지 않고 자신의 동류나 곤고한 이웃을 우선 챙기는 자는 그 마음 씀씀이가 계속 쌓여 남의 인정을 받고 신망을 얻어 궁극에는 제 몸에 미치는 화를 막고 피하기도 할 것이니 이른 바 “도척에게도 도道가 있다”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