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사람 사는 세상의 참살이와 모듬살이 - 42
이 영옥(李永玉)
2012. 11. 5. 08:59
- 모든 사물은 그 본질과 형상이 있고, 모든 일은 그 시작과 끝이 있으니 그 경중輕重과 완급緩急을 가늠할 수 있으면 무릇 세상을 경영할 궁량窮量과 지혜를 품었다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힘 있고 가진 자에게만 너그럽고, 가난하고 어리석은 자에게는 모질다면 아무리 넓은 도량과 뛰어난 지혜를 지녔다 해도 소용없을 것이니 이것이 바로 사람살이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 예로부터 일이 이루어지려면 하늘과 땅의 뜻이 맞아야 한다 하나, 비록 그 뜻이 굳다 해도 마땅히 그 일을 이루어 낼 사람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하늘과 땅만으로는 아무 일도 이룰 수 없으므로 천지天地가 함께 사람을 길러내어 그로 하여금 그 본래의 뜻과 도리道理를 펼치게 하는 것이다.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자연까지도 마침내 때가 이르러도 사람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하니 무릇 사람이란 존재가 이토록 귀貴하고 중重하다.
- 사람의 명命을 다투는 급한 일이 있다면 그 곳이 아무리 멀고 험하다 해도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라. 그 곳에 가면 뜻하지 않은 이로움이 있고 가지 않으면 피하지 못할 어려움을 만날 것이다. 네가 무슨 특별한 복福과 인연因緣이 있어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