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8
4. 인류의 분화 발달 과정
지금으로부터 6만 년 전에 우주가 분산과정에 접어들어 지구의 궤도가 타원형으로 바뀌기 시작하자 기후가 점차 따뜻해져 적도부근에서 얼음이 녹아 지표면의 빙하가 점차 양 극점으로 물러가는 동안에 해빙된 지대에서부터 생물이 발생해 분열발달을 계속했다. 이 시기에 적도 부근의 열대지역은 광활한 초원이 조성되고, 남아시아와 인도양, 동ㆍ서 두 개의 호수로 둘러싸인 지중해 분지에서 수렵인종이 나타났다. 빙권이 점차 축소됨에 따라 식물이 번성하게 되니 풍성한 목초지가 형성되고 야생마와 들소, 순록의 무리가 먹이를 따라 전 세계로 그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초식동물의 수렵으로 식량을 구하던 인류도 자연히 이동하게 되니 아프리카, 북으로 유럽, 동으로 소아시아에 걸친 지역과, 인도양 연안을 중심으로 한 중앙 및 동북아시아, 베링지협을 거쳐 아메리카 남북대륙에 걸치는 지역이 모두 이 수렵인종의 활동 무대가 되었다. 이 인종이 약 2만 년에 걸쳐 번영했으나 특정한 지역에 정착해 살지 않고 먹이가 되는 동물을 따라 끝없이 유랑하는 까닭에 특수한 풍토의 영향을 받아 특화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인류 최초의 방상지인 인도양 연안과 지중해 분지에서 1만 6천 년 전부터 겨우 목축과 간단한 목초 재배에 의한 생활방식의 변화가 일어나 식물의 채집에 의존하는 원시적인 정착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때는 빙하가 완전히 물러가고 대우기大雨期가 도래해 바다의 수위가 갑자기 높아져 인도양과 대서양 연안의 저지대가 모두 바다로 변하고, 지부롤터지협이 무너져 지중해 분지가 바닷물에 잠기게 되고, 북쪽 발트해로부터 유럽, 러시아를 거쳐 카스피 해, 아랄 해, 투르키스탄 사막을 연결하는 광대한 지역이 바다로 변했으며, 페르시아 만은 오늘날보다 훨씬 더 북쪽인 시리아까지 이어졌고, 아시아에서는 오늘날의 고비사막이 중앙아시아로부터 동북으로 길게 뻗어있었다. 또 대우기大雨期 이후 삼림森林이 무성해 도처의 초원이 모두 삼림지대로 변하자 야생마, 들소, 순록 등 수렵인들의 식량이 고갈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의 창궐로 이 인종 또한 사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