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48
3. 교의敎義의 연구 방법
증산의 교의敎義에 대한 연구는 몹시 어렵다. 그의 교의가 기성종교와 같이 단순한 관념의 표현이 아니라 천지공사라는 특별한 행위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까닭인데 천지공사라는 용어부터가 이제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전혀 생소하고 기이한 말인 것부터가 그렇다. 그러므로 증산의 교의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천지공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할 것이며, 천지공사에 대한 옳은 인식은 그의 기본적인 사상의 검토를 통해서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그의 기본 사상에는 다음 3가지 특색이 있다.
첫째. 주재신主在神의 실재를 부정하고 지방신地方神으로 대체했으며 그 지방신도 추상적인 신神이 아니라 인성人性을 지닌 신神이어서 신명神明이라는 특별한 말로 지칭했다.
둘째. 영적靈的세계와 현상계現像界가 나선형으로 함께 얽어진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어 두 세계가 상호 부조의 형태로 진화한다고 생각했으며
셋째. 경제적 문제가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중록사상重祿思想이 바로 그것으로
이상의 세 가지 특색에 입각해서 궁구해야만 천지공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로소 증산의 교의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이 그 노력의 결과와 진척을 보게 될 것이다.
증산의 교의를 이해하기 위한 4대 기본원리로는 목적론적진화론, 삼각추적인생관, 물심나선기제론, 진선재부론眞善財富論을 들 수 있다. 목적론적진화론과 삼각추적인생관은 주재신主在神을 부인하는 신관神觀에 결정적인 판단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종교에 대한 합당한 정의를 구하고, 새로운 종교관을 수립해 증산의 교의敎義가 출현한 역사적 배경을 설정할 수 있는 반면, 물심나선기제론은 신명神明의 개념을 논증하고 영적세계의 비밀을 규명해서, 천지공사의 정확한 내용과 의미를 파악할 수 있으며, 진선재부론은 중록사상의 이론적 체계를 세우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 네 가지 이론의 명확한 정립을 통해서만 증산의 교의는 그 내용과 외양의 참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겨우 목적론적진화론과 삼각추적인생관에 대한 얕은 천착을 통해 종교에 대한 정의와 기존의 종교관에 대한 새로운 비판을 시도해보았을 뿐이니 남은 길이 참으로 멀고도 험하다 아니할 수 없다. 추후 영명한 후학後學들의 깊은 탐구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