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70
제 5 장 천지공사天地公事
1. 통일신단 統一神團
통일신단의 결성을 통해 비로소 천지공사天地公事가 시작되었으므로 천지공사에 대한 인식은 먼저 유령幽靈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유령이란 물체로부터 분리된 독립적인 정신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정신현상의 육체로부터의 분리 가능성에 대한 인정은 곧 천지공사의 합리성을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현상의 독립적인 분리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천지공사가 망령된 거짓임을 확인하는 일이 된다.
인간의 경우 정신현상의 분리 가능성은 폭넓게 인정되어 왔다. 인간은 일찍이 영혼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 영혼이야 말로 참된 자기이고, 육체는 그 영혼이 머무는 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므로 영혼이 머무는 동안에 한해 그 신체는 온전한 생명체로 활동하고, 영혼이 이탈한 후에는 온전한 생명체로 존재할 수 없어 사멸死滅하며, 영혼이 스스로 머물고 있던 신체로부터 잠시 외유外遊를 하게 되면 그 신체가 수면기睡眠期에 들거나 가사假死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인류사人類史에 큰 족적足跡을 남긴 종교인들 대부분이 이 영혼관념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강화하는 동시에 내세화복來世禍福의 개념을 부여해 자신이 전파하는 종교운동의 토대로 삼았다. 이후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물질로부터 정신현상의 분리 가능성이 부정되고 기존의 영혼관념이 타파되면서 인간의 정신현상 또한 물질에 수반된 일반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빛에는 반드시 열이 수반되어 열이 높아지면 빛이 더욱 밝아지고, 열이 낮아지면 빛이 어두워지는 것처럼, 정신은 물질에 수반된 현상으로 물질의 에너지 작용 여부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는 물심평행설物心平行設이 등장해 정신과 물질은 사물의 요철凹凸처럼 일체양면一體兩面의 평행관계라고 주장하면서 정신의 지위를 물질과 대등한 위치로 격상시켰지만 정신과 물질의 분리 가능성을 부인한다는 점에서는 유물론자들과 그 궤를 같이 했다.
그렇다면 유물론자들의 주장처럼 정신과 육신의 분리는 불가능한 것인가? 롬브로오스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에 의해 채집된 영괴현상靈怪現象의 수천가지 사례에 의하면 영육靈肉의 분리 가능성과 개연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풀잎이 싱싱한 것은 엽록소의 생존을 뜻하며 잎이 말라 시드는 것은 엽록소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도 엽록소와 풀잎의 분리는 가능하다. 이처럼 생존은 정신의 보전을 의미하며, 사멸은 정신의 소멸을 뜻하므로 정신은 어떤 조건하에서도 인체로부터의 분리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가설은 성립될 수 없다. 정신현상의 생성과 소멸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해 본다면 정신과 물질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견해에 대한 새로운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영매靈媒의 초혼招魂 능력을 시연試演하는 자리에 프랭클린의 유령이라 자칭하며 나타난 영괴靈怪는『정신은 적극적인 대원소大元素이고 물질은 소극적인 대원소』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대원소는 동적動的 가치의 표현이며 소극적 대원소는 정적靜的 가치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물질이 에너지의 정적靜的 현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