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72

이 영옥(李永玉) 2013. 4. 27. 07:28

 

  각 부문에 소속된 세포는 애초부터 그 성능과 형태에 부문적인 차이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동일한 형질과 속성을 지니고 있었으나, 지속적인 생존과 번식이 가능한 환경조성에 필요한 조건에 알맞도록 조정과 진화를 거듭해 나름대로 특수한 성능과 효용을 지니게 된 것이다. 결국 단세포의 특화발달이란 세포가 지니고 있는 체질요소, 에너지요소, 정신요소가 각 부문의 필요에 따라 체질요소가 특별히 발달하거나, 에너지요소가 특수하게 발달하거나, 정신요소가 필요한 만큼 발달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정신요소의 분리는 단세포에서 특수세포로 분화발달 하는 단계에서부터 가능하다. 그렇다면 각 세포로부터 정신요소가 분리되는 것과 분리된 정신요소가 신경세포로 전이傳移 집중集中되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추론하건데 각 세포 사이에 가해지는 에너지요소의 작용이 세포 내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 화학적 변화가 정신요소의 분리와 전이, 집중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각 세포로부터 분리되어 전이, 집중된 정신요소는 다시 정신적 에너지라는 특수한 에너지의 작용으로 신경세포로 이루어진 통각중추統覺中樞를 통해 모든 감각, 지각, 오성, 감성, 이성을 통제하는데 이것이 바로 정신현상의 생성 과정이다.

  앞서 정신현상의 생성과정을 검토하는 와중에 정신요소의 분리 가능성을 확인했으므로 이제 정신현상의 소멸과정, 즉 죽음의 현상을 살펴볼까 한다. 고대인은 영혼의 이탈이 곧 죽음이라 인식했다. 반면에 현대인은 정신현상의 소멸을 죽음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죽음이란 정신현상의 소멸을 의미하는가? 이탈을 의미하는가? 정신요소가 분리된 부문에 소속되었다는 것만으로 모든 세포가 죽지 않고 에너지 요소의 작용이 멈추어야만 죽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정신현상이 소멸되거나, 이탈되는 것이 우리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우리가 잠들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 현상이 마치 죽은 것과 비슷하지만 죽음과 다른 것은, 체내의 에너지 관련 작용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이다. 우리가 흔히 식물인간植物人間이라 말하는 가사상태假死狀態도 정신작용이 멈춘 것은 죽음과 같지만, 에너지 관련 작용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이를 죽음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체내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 관련 작용이 정신으로부터 육체로, 육체로부터 정신으로 중계 작용을 하다가 갑자기 그 작용이 끊기면 정신과 물질 사이의 관계도 단절되어 서로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게 되는 그 상태를 우리는 죽음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더 이상 신체와의 교류가 끊긴 정신현상은 어떻게 되는가? 소멸되는 것인가? 이탈되는 것인가? 간혹 임종을 맞는 사람의 신체에서 일종의 기체가 나선형으로 증발되어 일정한 위치에 응결되는 현상이 발견된다. 기체의 증발이 완성되는 순간 당사자는 죽게 되고 응결되었던 기체 또한 사라지는데, 이 같은 현상이 심령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숨이 끊어진 시체를 해부하면 3∼4홉의 혈액이 남아있다. 살아있는 사람의 혈액은 보통 4∼5되에 달한다. 시체에 남은 혈액이 소량임을 근거로 죽음을 맞는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기체의 증발과 응결현상을 혈액이 증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에너지 관련 작용의 중단으로 혈액과 신체에 깃들어 있던 여타의 정신요소가 이탈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