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77
3. 세운공사 世運公事
증산甑山은 1901년(단기4234년) 신축 7월부터 천지공사를 행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의 세계정세는 유럽으로부터 시작된 제국주의가 맹위를 떨치던 시기로 동아시아 전 지역이 유럽 열강의 침탈에 속속 유린당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베트남을 정복하고, 러시아는 만주를 점령한 다음 조선의 의주 용암포를 점거해 장차 조선 전역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독일은 교주만膠州灣 을 조차하고, 영국은 조선의 거문도巨文島를 강점한 후 다시 위해위威海衛를 점령하자 중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이 열강列强의 식민지로 전락할 위험에 빠졌다. 바로 이 시점에 증산甑山은 자신의 종교적 이상을 구현할 적임지인 동아시아, 특히 한국을 제국주의의 침탈로부터 구해야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천지공사를 행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작금의 세계정세는 동양이 둥둥 떠서 서양으로 떠내려가니 만일 이 때에 서양의 세력을 물리치지 않으면 동양은 영원히 서양이 유린하게 되리라』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절대 왕정의 폭정에 시달려온 중국과 한국인들로는 서양 세력의 구축이라는 큰일을 감당하기 힘들었고, 그들 스스로 힘을 길러 그 일을 처리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모자랐다. 이에 증산甑山은 통일신단의 결정으로 당시 개혁과 쇄신을 통해 한창 국력을 신장하던 일본을 천지의 일꾼으로 발탁해 동양을 보위할 책임을 맡겼다.『이제 아라사와 일본의 전쟁을 일으키고 일본을 도와 아라사의 세력을 구축하리라』『일본이 천지의 일꾼이 되어 조선에 와서 남의 집을 사는데, 부지런히 일하고도 필경에는 품삯도 받지 못하고 빈주먹으로 돌아가리라.』『이제 49일 간 동남풍을 불게 하리니 이로써 아라사의 기세가 수그러들 것이니라』같은 말들로 그가 행한 세운공사의 제 1단계 행사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아가 동양의 소국 일본에 패퇴한 러·일 전쟁의 결과로 동아시아의 형세가 변해 유럽 열강의 동아시아 침략은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이에 증산甑山은 조선의 지방신을 서양으로 보내 그들 사이에 내분을 촉발, 유럽 일원에 큰 전쟁을 일으켰다.『지금 이곳의 신명들이 서양에 가서 큰 전쟁을 일으킬 것이니 이제부터 이곳은 외인들이 주인 없는 빈 집 드나들듯 하리라. 그러나 그 신명들이 제 할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면 자기 집의 일은 모두 자기가 주관하리라.』
이즈음 영국은 이집트, 인도, 버마, 몰타에서, 프랑스는 알제리, 튀니지, 베트남에서, 이태리는 트리폴리 등에서 식민지 원주민과 빚어진 갈등과, 자국 내에 노정된 사상, 경제, 노동 문제들로 정치 사회적인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제 1차 세계대전을 치르느라 국력이 소진되어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침략 정책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되었으니 이것이 세운공사의 제 2단계 행사다.
그 사이에 조선은 일본에 병합되어 조선의 전 민중이 그들의 가혹한 식민통치에 고통을 받게 되자 증산甑山은 다시 중·일 전쟁을 일으키고 제 2차 세계대전으로 확대시켜 그 결과 일본의 패망으로 한국이 광복을 이루게 했다.『이 시국은 일·청 전쟁으로 끝막으리라. 일·청이 먼저 싸우다가 중간에 서양인이 두 파로 나뉘어 한 파는 청국을 후원하고, 다른 한 파는 일본을 지원하리니, 그 끝에 일본이 패망하고 조선이 회복되라라.』『오선위기五仙圍基』『세월여유검극중, 왕겁만재십년호勢月汝遊劍戟中, 往劫忘十年乎』라는 시구詩句와『한漢나라 고조는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하나, 우리는 앉아서 천하를 얻으리라』는 말이 모두 세운공사의 제 3단계 행사가 어떠한지 시사하는 내용이다.
세운공사는 이렇게 러·일 전쟁과 제 1차 세계대전으로 동아시아를 유럽의 침탈에서 구하고, 중·일 전쟁으로 조선을 일본의 속박에서 구하는 내용이다. 증산甑山은 이 세 전쟁을 앞으로 다가온 대겁액大劫厄에 연계함으로써 선천先天의 낡은 세상에 적용되던 운수運數를 한꺼번에 쓸어내고 후천後天의 새로운 세상의 운수運數가 열리도록 한다는 것인데 한국을 새로운 세계 대운大運의 발상 기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