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63

이 영옥(李永玉) 2015. 4. 29. 07:34

 

 서구인들은 언제 어떤 경우에도 자기안에 잠재해 있는 삶의 과녁이나 이상을 살아내지 절대로 남의 안에 있는 가능성을 살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서구 문명의 본질이며 정신이다. 그들은 자신이 나름대로 독특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가 세상을 향해 무엇인가를 줄 수 있을 때도, 실제로 주어지는 것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개개인의 경험과 잠재력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동양의 전통은 그렇지 않다. 이들이 속한 사회는 각 구성원이 부담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정확한 용어로 분명하게 정의되어 있다. 후세에 대한 교육도 그렇다. 모든 스승은 자기 제자가 배움의 길 어디쯤에 있는지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곳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까닭에 제자에게 알 맞는 자신의 구상을 전해준다. 따라서 스승과 제자는 비슷한 앎의 소유자가 된다. 그러나 서구인들의 교수 방법은 다르다. 그들은 제자들 나름대로 스스로 구상하게 하고 구상한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돕는다. 그러므로 그들이 지니게 되는 경험과 지식은 다른 사람은 체험하지 못하고, 체험될 수도 없는 독특하고 다양하며 창의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