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깨알 생각 1451

이 영옥(李永玉) 2022. 2. 7. 12:01

   德充符 7

 

 孔子가 말했다.

 “저는 일찍이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간 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새끼 돼지들이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얼마 후 새끼돼지들이 모두 놀란 모습으로 죽은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어미돼지가 자기들을 돌보지 않고 평시와 달라보였기 때문입니다. 새끼들이 그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외형이 아니라 그 외형을 이루고 있는 본질입니다. 싸우다 죽은 자는 그 장례식에서 삽翣(발인을 할 때 상여의 앞뒤에 세우는 제구) 장식을 하지 않고, 발이 잘린 자의 신발은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모두 그 근본이 없는 까닭입니다. 천자의 후궁이 된 여인은 귀밑머리를 깎거나 귀에 구멍을 뚫지 않습니다. 혼인을 한 자는 집에서 쉬게 하고 관官의 일을 시키지 않습니다. 외형을 온전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는데 하물며 온전한 德을 갖춘 사람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지금 애태타(人名)는 말을 하지 않아도 신임을 얻고, 아무런 功이 없어도 친밀해지고, 남이 자기나라를 맡기면서도 그가 받지 않을까 걱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반드시 재질은 완전하되 德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

 애공哀公이 물었다.

 “재질이 완전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孔子가 대답했다.

 “죽음과 삶, 빈궁과 영달, 가난과 부귀, 현명함과 어리석음, 헐뜯음과 칭송,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이런 것은 일의 변화이며 운명의 흐름입니다. 밤낮으로 눈앞에서 번갈아 나타나는데도 지혜智惠는 그 시초始初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의 조화를 깨트리지 못하고, 마음속에 들어올 수도 없는 것입니다. 마음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 시원하게 트여 즐거움을 잃지 않으며, 밤이나 낮이나 변화가 끼어들 틈이 없게 하면 만물과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이것은 만물과 접해 화기和氣가 마음에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德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입니까?”

 “수평水平이란 물이 아주 멈춘 상태입니다. 그것을 법도로 삼을 수 있음은 안에 고요를 간직하고 겉이 출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德이란 사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德이 겉에 드러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로부터 떠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애공이 뒷날 그 이야기를 민자閔子에게 했다.

 “처음에 나는 임금의 자리에 있으므로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백성들의 기강을 손에 잡고 그들의 죽음을 걱정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지극히 통도通道한 임금이라 여겼소. 지금 나는 지인至人의 말씀을 듣고 나서는 나에게 그런 실력도 없으면서 내 자신을 경솔히 처신하여 이 나라를 망치게 될까 두려워졌소. 나와 공자는 임금과 신하가 아니라 德으로 맺어진 벗일 따름이오.”

 

※ 이여물이춘而與物爲春 만물에 접해 봄과 같은 화기和氣를 이룬다는 뜻으로 만물을 따뜻하게 감싸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온전하게 수용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만물제동의 입장에서는 아주 당연한 태도다. 사물을 나와 대립시켜 자아를 구별하려는 태도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사상과는 모순된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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