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 08:00ㆍ단상
인성은 개인이 맺고 있는 여러 계층의 인간관계에 의해 구성된다. 개인이 살아오면서 자기 안에 쌓은 능력, 배타적으로 자신을 고양시키는 능력이 아니라 둘 이상이 무리지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로서의 ‘사이존재’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 자리매김 되기를 바라는 열망이기도 하다. 인성은 어떤 개체나 존재의 일부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개인이 함께 만드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의미의 장場에 가깝다. 인성의 고양은 ‘기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자기를 키우기보다 자기가 아닌 것을 키우고, 자기 아닌 그것을 통해 다시 자기를 키우는 마음, 곧 다른 사람의 인격과 아름다움을 가꾸고 고양하는 배려야 말로 인성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다. 자기가 일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래야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고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말하는 보다 민주적인 사회의 구현이 가능하다. 동양의 사상은 모든 가치를 인간의 외부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종교적이고, 개인의 내부에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인주의가 아니다. 인간을 배타적 존재로 규정하거나 인간을 우주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인본주의도 아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일부, 또는 전부이며, 그 자체로서 어떤 질서와 장場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전체全體다. 설령 인성의 고양을 삶의 궁극적 가치로 인정하는 경우라 해도 인간을 개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는 태도야말로 동양정신의 실체이며 정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