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66
2022. 2. 28. 09:01ㆍ단상
大宗師 11
자사子祀, 자여子與, 자려子黎, 자래子來, 네 사람이모여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누가 무無를 머리로 삼고, 생生을 등줄기로 삼으며, 사死를 엉덩이로 삼을 수 있을까? 그런 자와 벗을 삼으리라.”
네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웃고는 뜻이 맞아 이윽고 벗이 되었다.
갑자기 자여가 병들어 자사가 문병을 가니 자여가 말했다.
“위대하도다. 조물자造物者여. 내 몸을 이토록 굽게 하려하는구나.”
그의 등은 굽어 불쑥 나오고, 오장五臟은 위로 올라가 있으며, 턱은 배꼽에 가려지고,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이 올라갔으며, 목덜미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음양의 기氣가 어려워졌으나 그 마음은 고요하고 한가롭기가 아무런 일도 없는 것 같았다. 자여가 비틀거리며 우물에 가서 물에 제 모습을 비추어 보며 말했다.
“아, 저 조물자는 내 몸을 이토록 굽게 하려하는구나.”
자사가 물었다.
“자네는 그것이 싫은가?”
“아니, 내가 어찌 싫어하겠는가? 내 왼팔을 조금씩 변화시켜서 닭으로 만든다면 나는 그것이 새벽을 알리기를 바랄 것이네. 내 오른팔을 활로 만든다면 난 그것으로 올빼미를 쏘아 맛있는 새 구이를 만들 것이네. 내 엉덩이를 조금씩 변화시켜 수레바퀴로 만들고 마음을 말馬로 만든다면 나는 그것을 탈 것이네. 어찌 탈 것을 바꾸겠는가. 대저 태어난다는 것은 때를 얻은 것이며, 삶을 잃는 것은 자연의 변화를 따르는 일이라. 때時를 맞추어 안정하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면 슬픔이나 즐거움이 끼어들 수 없네. 이것을 예로부터 이른바 현해懸解라 하네. 그런데도 스스로 풀려나지 못하는 것은 사물이 그를 동여매고 있기 때문이네. 대저 사물이 자연의 도리道里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오래된 사실이네. 나 또한 어찌 싫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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