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침

2011. 9. 14. 13:03

어쩌다 뱉는 기침이

목이 잠긴 내 소리 중에는

그 중 맑아 그치기가 싫다.

 

이제는 나도 기침되어

기침 없으면 나 또한 거기 없고

내가 없으면 기침도 사라져

진폐병원 창턱마다

끝믈 고운 꽃으로 핀다.

 

세상에 숨막히는 기침은 모두

깊고 깊은 강원도 탄광으로 몰려가

고단한 광부들 가슴을 헤집고

온전한 몸뚱이는 물론

똘망똘망 자라는 아이들 마저 휘갑치다

다시 다른 골짝

산삼 자라는 북사면 산골까지

진달래만큼이나 흔하게 퍼져

덕지덕지 꽃물을 칠한다.

 

구름인지 안갠지

먼지나는 가슴 속을 소스라치며

땀 흘리는 갱목까지 후비다가

아찔해서 물러서면

이윽고 들리는 삭도 소리

 

자즈러지게 쏟아지는 기침

끝머리마다

하얗게 구름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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