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월식
2011. 10. 26. 18:46ㆍ시
같은 시각
같은 하늘을 바라보면
멀리 있다 해도
늘 함께 있는 것인가
해 달 머금고
달 해 끌어안고서
이 땅 이 누리
우리 함께 세상 안에 있으면
저 아슴한 새벽 그림자
남은 별빛 아래서도
어쩌면 네 모습쯤은 알아도 보련만
누가 누굴 잊으랴
아무도 잊는 이 없다지만
돌아서면 이내 잊고 마는
무정한 세월처럼
하늘은 그 뜻이
참으로 크고 성글어서
어느 것 하나 모두거나
갈무리지 못할 성 싶어도
무엇이든 담아두고
가늠하며 헤아리니
누구나 익히 알고 느끼는 것을
그 끝이야 누구도 모르지만
어디든 어디까지라도
네 꿈이며 마음 모두 이어주리니
돌아보면 아득한 시절
가슴 속 서슬퍼런 칼날
벼리고 또 벼리며
내내 갈아도 보지만
아무래도 돌이킬 수 없고
너무 멀어 가 닿을 수 없어라.
그래도 늘 무심한 하늘
스스로 닮아 돌아가는
그 곳
너 있으니
우리 반드시 만나리
오래도록 함께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