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의 참살이와 모듬살이 - 41

2012. 11. 3. 09:22단상

 

 -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누리의 동東쪽에서는 하늘天의 뜻을 얻으려 하고, 서西쪽에서는 신神의 뜻에 부합해야 한다며 하늘과 신神을 숭모의 대상으로 해왔으나 이 모두가 부질없고 큰 잘못이다. 그들이 얻거나 이르려고 한 본래의 뜻意은, 기실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듬살이의 꿈을 끝내 버리지 않고 살아남은 민초民草들의 바램과 내일에 대한 희망에 다름 아니다. ‘인본주의人本主義’나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 말 또한 모두 이를 두고 한 말이다.

 

 -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이 본시 부질없고 헤아릴 수 없다 하나, 의미 없는 만남이 없고 사연 없는 헤어짐이 없으니, 모든 만남과 헤어짐을 진실로 소중하게 여겨 오래 간직함이 네게 유익할 것이다. 너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 무슨 인연을 맺게 될지 아무도 기약할 수 없는 까닭이다.

 

 - 사람이 사람을 미루어 알고 이해하며 믿기까지는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의 도움과 성원이 있기 마련이니 한 번 남의 신망信望을 얻으면 함부로 저버리거나 마음대로 벗어날 수 없다. 이는 남의 믿음 뿐 아니라 그들의 꿈과 바램, 절대로 버리지 못할 비원悲願까지 한데 모아 짊어진 것이니, 비록 제 몸과 제 마음이라 해도 제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언제나 남의 뜻까지 함께 아울러야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