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73

2013. 4. 28. 09:24논설

 

  사람의 신체로부터 분리된 정신은 어떻게 되는가? 일찍이 하륜河崙의 영靈이라 자칭한 영괴靈傀는 박엽朴燁의 질문에 답하기를『사람의 정신은 영체靈體로 응결되어 일정기간 존속할 수 있는데 그 기간은 생전의 인격에 따라 다르며, 자신의 영체는 천 년간 존재할 수 있고 박엽의 영체는 3백 년간 머물 수 있으나 그 기간이 지나면 영체가 흩어져 소멸된다.』고 말했다는 설화說話가 전한다. 이 설화는 사람으로부터 분리된 정신이 어떻게 되는지 그 결과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으로부터 분리된 정신은 원래 그 응결 여부와 상관없이 흩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특수한 조건으로 인해 영체로 응결되어 일정기간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목을 태우면 그 본체는 불타서 재로 남고 다른 구성체는 연기로 변해 대기 중에 흩어지지만, 저기압과 같은 특수조건으로 인해 일정기간 낮은 고도에 뭉쳐있는 것과 동일한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람이 죽음에 이르기 전에 간혹 기체의 응결체가 나타난다는 사례와, 심령 연구가들의 실험을 통해 등장한 유령幽靈들의 형상이 흐릿한 기체의 응결체인 것으로 미루어 인간의 정신요소 또한 신체와 분리된 이후에도 응결체로 존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인간의 정신요소가 어떤 특수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영체로 응결되어 존속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성도成道에 대한 해설에서 필자는 지속적인 수련을 통해 정신통일을 이루고 나면 일종의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그 에너지는 물질이나 에테르로부터 분화된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부터 발생하는 특수에너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특수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인간의 정신요소가 신체로부터 분리되며, 응결 또는 결정結晶되어 영체靈體로 일정기간 존속하는데 이것이 바로 유령幽靈이다. 증산甑山은 이 유령을 특히 신명神明이라 이름 했다. 이렇게 응결 또는 결정된 영체의 존속 기간은 특수에너지가 작용한 강도에 따라 달라지고, 그 에너지 작용은 원력작용寃力作用과 원력작용願力作用, 연력작용鍊力作用으로 구분된다. 원력작용寃力作用은 사람이 살아생전에 당한 억울함과 한恨을 풀지 못하고 죽었을 때 그 원한寃恨의 감정이 맺힌 정신이 에너지적 응결 또는 결정結晶을 이룬 채 신체로부터 분리되어 일정기간 존속하면서 현실세계에 여러 가지 해害를 끼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런 영체靈體를 원귀寃鬼, 악귀惡鬼, 여귀厲鬼라 부른다. 원력작용願力作用은 역시 살아생전에 지녔던 큰 바램과 소망, 곧 그 원망願望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을 때 그 지극한 바램과 소망에 대한 열정과 정신 에너지가 응결, 결정되어 신체에서 분리된 뒤에도 일정기간 존속하며 운기충격작용運機衝擊作用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런 영체靈體를 명신明神이라 한다. 연력작용鍊力作用은 높은 수준의 수련修鍊을 통해 정신이 통일되고 궁극의 광명光明과 정신 에너지가 응결, 결정結晶을 이루는 것을 뜻하며 이렇게 형성된 정신체精神體는 신체로부터의 분리와 다른 신체로의 전이傳移가 자유로우며 초자연적인 힘의 운용이 가능한 고급의 영체靈體이다.

  왕수인王守仁이 그가 태어나기 50년 전에 입적入寂한 고승高僧의 영체靈體가 이식移植 환생還生한 것이라는 이야기와, 김성근金聲根 또한 30년 전에 열반에 든 수도승修道僧 해봉海峯의 영체가 이식 환생한 경우라는 이야기들이 연력鍊力에 의해 결정結晶된 영체가 다른 신체로 자유롭게 전이傳移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