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648
2018. 3. 28. 05:48ㆍ단상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고 그 그늘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동시에 두려움을 떨쳐버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덕이나 윤리란 착한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무엇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답습하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덕德은 겸양처럼 매순간 독자적으로 존재한다. 겸양은 연마할 수 없다. 덕德은 어떤 권위나 두려움도 없는 본성의 발로다. 그러므로 사회적 윤리나 도덕은 덕德이 아니다. 덕德은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비윤리적이고 몰도덕적이다. 불필요한 경쟁, 야망, 탐욕을 용납하고 방조하기 때문이다. 덕德은 흔히 일반적인 도덕성을 초월한다. 덕德은 어떤 양식이나 형식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덕德을 품으려 한다면 모든 구상화된 권위를 타파해야 한다. 우리가 지닌 경험이나 지식은 고유의 권위에 의존하거나 추종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덕德은 그 같은 지속적인 모방과 반복에 의해서는 구현되지 않는다. 겸양과 사랑은 본시 연마가 불가능한 것처럼 덕德 또한 연마할 수 없다. 덕德은 본시 우리 안에 우리의 본성과 함께 내재한다. 다만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자기 안의 덕德을 깨달은 사람은 다른 어느 무엇보다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