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703
2018. 6. 1. 07:54ㆍ단상
초연함이란 아무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간직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잃어버렸을 때 보이는 초연함은 상실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우리가 애써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억지로 꾸민 초연함은 또 다른 집착의 과정이다. 초연함은 슬픔과 고통의 결과다. 상실과 집착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우리는 흔히 잃어버려도 좋은 것, 집착해도 문제가 없을 다른 대상을 찾는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대상을 바꾼다 해서 그런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시할 때 비로소 그것들을 거리끼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