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719
2018. 6. 25. 12:41ㆍ단상
우리는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죽음을 고찰하지도 못하고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도 못한다. 오직 죽음을 두려워할 뿐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죽음과 완벽하게 소통해야만 한다. 죽음의 실체와 소통하지 못하면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그에 대한 특정한 생각이나 의견, 이론을 갖고 있는 한 죽음과의 소통 또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죽음에 대한 의미인지 죽음 자체로부터 비롯하는 것인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실체나 본질에 직면할 수 있다면 어느 것도 이해할 필요가 없다. 실체나 본질은 본시 그곳에 그냥 존재하는 까닭에 언제나 “스스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것에 대한 의미를 두려워한다면 그 의미가 암시하는 전 과정을 알아야 하는 까닭에 대상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필요하다. 두려움은 실체에 대한 우리의 의견이고 생각이며 경험이나 지식이다. 실체에 명칭을 부여하고 판단하거나 비판하는 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생각은 과거의 산물이고 언어화와 상징, 이미지를 통해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곧 모든 사물과 대상은 생각하거나 해석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그 실체와 본질을 접해야 한다. 죽음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