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734

  섹스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성행위를 하는 순간에는 자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행복한 이유는 바로 쉼 없이 분류하는 자의식이 멈추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합의 순간에 만나는 완전한 융합과 통합이 주는 행복으로 인해 더 많은 섹스를 갈망한다. 자아의 상실에도 불구하고 과거나 미래형이 아니라 완벽한 현재진행형의 행복을 경험하고 싶은 까닭이다. 가장 순수한 기쁨과 완전한 자기망각을 통해서만 마주할 수 있는 황홀한 순간이야 말로 섹스의 본령이다. 우리는 왜 더 많은 섹스를 원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만나는 일상의 매순간이 심각한 갈등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존재의 모든 차원에서 철저한 자기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 얼마나 피곤한일인가? 경제, 사회, 정치적으로 우리의 자의식은 끊임없이 긴장하고 강화되어야만 한다. 우리의 자의식은 갈등과 분쟁을 통해서만 강해진다. 자의식은 본질적으로 갈등의 결과다. 그러므로 문제는 섹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정말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성합의 순간, 그 몇 초, 몇 분, 몇 시간 우리는 정말 자기가 없는 상태를 경험한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를 갈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섹스에 열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