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나라다워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 13
2021. 3. 31. 11:32ㆍ논설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김영삼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집권 중반에 이르면 대통령이 변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집권초기 야심차게 추진했던 개혁의 성과가 미미할 경우 그런 논란은 더 확산된다. 모든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개혁이란 소수가 다수를 변화시키고자하는 노력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개혁을 위한 추동력이 소진되기 마련이고 이 지점에서 개혁은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개혁은 실패한다. 반면에 혁명은 다수가 소수를 변화시키려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혁명은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두 가지 도착점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절반의 가능성은 주어지는 셈이다. 집권 중반에 도달한 대통령은 흔히 “관료의 늪”에 함몰된다. 관료들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뛰어난 성공이나 실적을 쌓지 못하지만 큰 실패나 좌절을 초래하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현상유지는 보장한다. 집권 중반에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바라는 대통령에게는 익숙하고 편하며 꼭 필요한 존재다. 그러나 이 편안함에는 그에 못지않은 함정이 있다. 관료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변화는 낯설고 번거롭고 서툰 일거리를 안겨줄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끊임없는 자기증식을 꾀한다. 모든 일을 더욱 세분하고 분산하며 그 일을 담당할 부서와 인력의 확충을 요구한다. 한번 만들어진 기구와 조직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조직은 갈수록 방만하고 비대해진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정된 자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배분해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하는 대통령의 입장과는 전혀 상반된다. 그런 눈으로 살펴보면 아마도 이 나라의 행정업무는 20/1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대통령은 행정업무량을 크게 증가시키고 공무원의 수를 늘려왔다. 그것이 관료의 늪에 함몰된 대통령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이런 관점에서 행사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이 평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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