變 身
2010. 10. 3. 10:33ㆍ시
내 코는 가끔
산처럼 부풀어
사람을 가리고 세상을 가리고
손끝 떨리는 아내의 꿈
그 突兀한 성깔과
깊고 어두운 상처
서슬퍼런 눈빛까지 모두 가린 채
조심조심 鶴춤을 춘다.
허기지는 아침
파르르 깃털을 세우면
탱이 난 기억 속에
태장 맞던 할아버지
씨받이 고모님의
서럽도록 천한 눈물과
퍼렇게 죽은 입술
그 선연한 핏자국
그때마다 나는
山이 되고 江이 되어
장대한 나무 끝을 한 뼘씩
저며도 보지만
한 번 뒤엉킨 핏줄은
도무지 가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