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49

2022. 1. 27. 09:31단상

   德充符 5

 

 노魯나라에 다리를 잘리는 刑을 받은 숙산무지叔山無趾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약간 남은 발뒤꿈치를 질질 끌면서 孔子를 찾아왔다. 공자가 이를 보고 말했다.

 “평소에 행실을 바르게 하지 않은 까닭에 그런 돌이킬 수 없는 몸이 되고 만 것이다. 새삼스럽게 나를 찾아오다니 이미 때가 늦은 것이 아니겠는가?”

 무지가 대답했다.

 “저는 오직 힘쓸 일을 알지 못하고 제 몸을 함부로 써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발을 잃었습니다. 지금 제가 온 것은 발보다 귀한 것이 남아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입니다. 대저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땅은 모든 것을 실어줍니다. 저는 선생님을 하늘이나 땅 같이 여겨왔는데 선생님이 이러실 줄이야 어찌 알았겠습니까?”

 공자가 놀라 말했다.

 “내가 고루하였소. 선생, 들어오시지요. 내가 듣고 아는 바를 얘기해 드리리다.”

무지가 나간 뒤에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도 애써 배워라. 무지는 발이 잘린 불구이지만 배움에 힘씀으로써 전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보충하려 한다. 하물며 온전한 몸을 지닌 사람으로서 어찌 그리하지 않겠느냐?”

 무지가 노담에게 말했다.

 “공자는 지인至人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더군요. 그는 어찌 자주 선생님께 배우려 할까요? 그는 높은 명성을 바라고 있지만 지인은 그런 것을 스스로를 얽어매는 질곡桎梏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노담이 말했다.

 “어찌해 그로 하여금 죽음과 삶을 한가지로 여기게 하고, 가可한 것과 불가不可한 것이 같은 종류임을 깨닫게 하여 그 질곡을 풀어주지 않았는가? 그것은 가능했을 터인데.”

 무지가 말했다.

 “그는 하늘의 벌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풀어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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