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70

2022. 3. 7. 08:39단상

   大宗師 15

 

 안회顔回가 孔子에게 물었다.

 “맹손재盟孫才는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 곡哭을 하면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마음속에 슬픔도 없는 것 같았으며, 상중에도 애통해 하지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없었음에도 상喪을 훌륭하게 치렀다는 소문이 온 노魯나라에 파다합니다. 본래 그런 사실이 없는데도 그 같은 명성을 얻는 일이 가능합니까? 저는 도무지 그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저 맹손씨는 도리를 다하였다. 예禮를 깊이 아는 자들보다도 앞서 있다. 다만 그 일은 간단히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는데, 그는 이미 간단하게 치른 것이다. 맹손씨는 태어나는 까닭을 모르고 죽는 까닭도 모른다. 삶을 쫓을 줄도 모르고 죽음을 쫓을 줄도 모른다. 변화를 따라 무엇으로든 되어 지며 알지 못할 변화를 기다릴 뿐인 것이다. 대저 모든 것이 변해버린 지금 어찌 변화하지 않았을 때를 알 수 있을 것이며, 아직 변화하지 않은 지금 어찌 변화해버린 뒤를 알 수 있을 것인가? 너와 나만이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외형의 변화에 놀라기는 해도 마음을 손상시키지 않고, 마음의 거처를 옮길 뿐 정말로 죽는 일은 없다. 맹손씨야 말로 깨달음이 있어 곡哭을 했지만, 이것은 자기에게 알맞은 방식으로 한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자기를 가리켜 자기라고 할 뿐이지만, 자기라고 말하는 자기가 과연 자기인지 어찌 알 것인가? 너는 꿈에 새가 되어 하늘에 이르기도 하고, 역시 꿈에 물고기가 되어 못 속에 잠기기도 한다. 지금 말하는 것이 깨어 있는 것인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 않느냐? 남의 결점을 고자질 하는 것은 웃으며 포옹하는 것만 못하고, 웃음을 즐기는 것은 사물의 추이推移에 맡기는 것만 못하다. 추이에 편히 맡긴 채 변화를 따르면 마침내 고요한 하늘과 일체를 이루는 경지에 들게 될 것이다.”

 

  ※ 절대 무차별의 경지에 있어서는 생과 사, 꿈과 현실의 구별이 없다.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 하는 사상은 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나비의 이야기胡蝶夢에 가장 잘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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